과자 훔친 초등생 신상 공개?…법조계 "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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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지규 작성일23-07-31 09:52 조회215회 댓글0건본문
광주의 한 무인점포 업주가 자신의 가게에서 물건을 훔친 초등학교 저학년생 3명의 신상정보가 담긴 유인물을 부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초등학생 저학년인 해당 아이들은 지난달 22일 광주의 한 초등학교 인근 무인점포에서 과자 등 1만 6000원 상당의 물건을 가지고 갔다. 이후 약 두 시간 후 또다시 해당 무인점포를 찾아 물건을 가지고 나가려다 현장에서 업주에게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주는 아이들 부모들에게 변상을 요구했으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자 업주는 아이들의 얼굴을 일부 모자이크 편집으로 가린 상반신 사진과,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 이름과 학년 등이 기재된 경고문을 점포 출입문에 붙였다.
무인점포가 학교와 아파트촌에 근접해 있어 주민들과 해당학교 학생들은 경고문에 나온 사진과 신상정보만으로도 아이들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어, 아이들의 절도 행각은 삽시간에 퍼졌다.
이 사건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은 어떻게 될까?
일단 만 10세 미만으로 알려진 아이들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며, 촉법소년에도 해당하지 않아 보호처분도 받지 않는다. 대신 이들의 절도 행위에 대해선 보호자인 부모들이 민사상 책임을 지게 된다.
다만 업주가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50배 요구’의 경우 법적 구속력은 없다는 것이 법조계 판단이다. 한 법조인은 “지하철이나 철도 운임의 경우 부정승차 시 30배를 부과할 수 있는 것은 철도사업법에 명확히 규정이 돼 있기 때문”이라며 “업주가 임의로 설정한 ‘50배 변상’을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고 지적했다.
업주로서는 대신 소송을 통해 실제 피해금액에 더해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해당 부모들에게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정신적 손해가 인정될지는 미지수다.
민사소송으로 해결이 가능한 ‘변상’ 부분과 달리 아이들의 신상을 공개한 업주의 행동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이사 출신의 황귀빈 변호사(법무법인 삼양)는 “업주의 행동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하는 아동복지법 위반 소지가 높다”며 “즉, 업주가 아동학대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동복지법상 아이들에 대한 ‘정서적 학대행위’ 가해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법원도 ‘정서적 학대행위’를 비교적 폭넓게 해석하고 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초등학생 부모들이 민사소송을 제기할 경우 정신적 손해 등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해야 할 수도 있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업주 입장에선 초등생 부모들과 변상 협의가 안돼 화가 나 그랬을 수 있지만 아이들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는 전혀 다른 차원의 행동”이라며 “결과적으로 업주 본인이 더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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